엔에이치케이(えねえちけぇ)
9,000원

글·그림: 후쿠시 치히로(福士千裕)

옮김: 오주원

출판사: 살라미

발행일: 2020년 8월 26일

사이즈: 145mm x 210mm 

페이지: ·72p

ISBN: 979-11-968170-6-0


작품 소개

내가 보고 있는 게 뭐지

온라인 게임(MMORPG)의 세계처럼, 후쿠시 치히로 만화의 캐릭터들은 모두 ‘주인공’이다, 주인공이 무한하게 많은 세계에서 ‘줄거리’는 하나가 아니다. 영국의 군항 도시 ‘포츠머스’, 보드게임 ‘백개먼’, 화가 ‘사이 트웜블리’ 같은 이름의 캐릭터가 나오더라도, 게임 속 아이디가 그렇듯 아무런 연관이 없다. 시나리오와 퀘스트가 있다고 해도 온라인 게임에 접속한 모든 플레이어의 경험을 연결하는 줄거리는 없다. 만약 우리가 게임의 운영자(GM)가 된다 해도 세계의 지도 이곳저곳을 클릭해 짤막하게 서로 다른 유저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을 뿐이다. 마찬가지로 후쿠시 치히로의 만화는 뚜렷한 줄거리가 없다. 


만화를 그린 작가는 대도시 속 파트타이머로 살아가며 틈틈이 그림을 모아 만화책으로 만들었고, 책 속에선 거의 페이지마다 전혀 다른 캐릭터가 작가가 만든 세계 속을 탐험한다. 그곳은 온전한 소년만화 세계이고, 인물들은 수수께끼를 풀거나 배틀에 돌입하거나 아이템을 수집한다. 하지만 책을 덮게 될 때쯤이면, 어딘가 도시 속에 살아가는 우리 일상의 그림자가 세계 곳곳에 깔려있다는 걸 알게 된다. 이 세계는 소년만화의 세계일까? 혹은 작가가 살아가는 도쿄의 그림자일까?


후쿠시 치히로의 세계로, 구경 오세요

전업 작가보단 동인으로 활동하며 일상의 속도에 맞춰 꾸준히 작업 중인 후쿠시 치히로는, 자신이 그리는 페이지들이 한 사람의 인생이 그렇듯 언젠가 ‘대(大) 장편’이 될 것이라 말한다. 페이지 수는 적지만, 그림의 밀도와 디테일은 깊다. 선을 많이 집어넣었단 의미가 아니다. 거의 매 페이지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만화에, 모두가 서로 다른 아이템을 가지고 있고, 무언가 나름의 맥락이 느껴지도록 표현되어 있다. 효과음조차도 거의 같지 않고, 상황에 맞춰 공들여 그려져 있다. 


한국어판은 이런 작가의 의도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6명의 아티스트와 디자이너가 일일이 효과음을 그리고, 세로쓰기에 최적화된 말풍선을 전부 손을 보았다. 원서를 번역해 출간되는 만화책 중에, 이 정도 퀄리티가 나오는 일은 없다고 자부한다. 작가의 대 장편이 완성되는 날을 한국 독자들도 함께 목격하게 되길 바라면서, 후쿠시 치히로의 세계로 초대한다.


작가 소개

1989년 일본 가나가와 현 출생. 게임 속 세계를 마우스로 클릭하며 구경하듯, 페이지와 페이지 사이가 내용적으로 이어지지 않는 독특한 연출법, 작가가 살아가는 일본 사회의 도시 속 일상과 판타지가 혼재된 세계관이 특징이다. ‘오번가 맥도날드’란 이름의 동인 모임, 전시, 잡지, 음반 앨범 커버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