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인터뷰 #03] 권성주 작가 <만화를 그릴 수 있는 특별한 방법>

Q.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만화를 좋아하고, 그리고 있는 권성주 입니다. 현재는 백수입니다. 하릴없이 동물의 숲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Q. <만화를 그릴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이란 작품을 소개해주세요.

제가 만화를 그리기까지의 일상들과 생각 같은 것들을 그린 만화입니다. 제 자신과 만화에 관한 만화입니다.

.

Q. 처음에 제목만 봤을 땐 만화를 알려주는 교육용 만화인 줄 알았어요. 약간 스콧 맥클라우드 생각도 났고요. 제목을 이렇게 정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사실 제목은 뭔가 엄청나게 고민해서 정한 건 아니고 만화를 그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만화에 대한 만화니까 이런 제목도 괜찮을 거로 생각했고, 뭔가 어감도 좋아서 그렇게 정해버렸습니다. 정하고 나니 만화 이론서나 작법서 같은 느낌의 난센스도 느껴져서 맘에 들었습니다.

.

Q. 자전적 에세이라는 느낌이 강헀는데 작품을 통해서 만화를 그리고자 하는 분들에게 남기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요?

특별히 만화를 그리고자 하는 분들에게만 뭔가를 남기고 싶었던 것은 아니고 저 자신이 만화라는 것에 어떠한 의미를 두고 앞으로 어떻게 그려나갈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저에게 만화라는 것은 항상 밀접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만화라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어렴풋이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아마 만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각자 만화에 대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을 테니 그런 부분에서 이 사람은 만화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뭐 이런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합니다.

.

Q. 이렇게 자기 이야기를 한편의 작품으로 출간 후, 드는 느낌이 궁금합니다.

사실 저는 천성이 게을러서 만화를 그린다 그린다 이야기만 했지 정작 그리지는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만화를 그리게 되었고 작품이 나와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작품 하나를 했으니 다음 작품도 할 수 있겠지, 만화를 계속 그릴 수 있겠지. 뭐 이런 생각이 듭니다.

.


.

Q. 만화영상진흥원 지원작품이더군요. 많은 작가가 지원하는 지원사업인데 지원 사업의 도움으로 작업을 해보면 어떤가요?

금전적으로 도움이 많이 됩니다. 사실 지원금이 1년 기준으로 제가 일할 때 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이어서 내가 이렇게 큰돈을 받는 게 가능한 일인가 뭐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금전적으로 안정이 되니 작품에 집중 할 수 있습니다. 마감 같은 일정도 있어서 넋 놓고 놀기만은 할 수 없으니 이런 점에서 저 같은 게으른 사람한테 도움이 되었습니다. 올해는 작품 준비가 부실해서 지원하지 못했는데 작품 준비가 되는 대로 지원사업에 또 지원해보고 싶습니다.

.

Q. 이번 작품이 첫 작품인가요? 아니라면 그전에 했던 작품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만화로서도, 작품으로서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전에 했던 간단한 습작들이야 있겠지만 주로 만화라는 언어를 공부할 때 실습처럼 해본 것들이라 남들에게 보여줄 만 한 것은 아닙니다. 

.

Q. 무능력한 사람의 만화 연구소가 출판사 이름인가요?

제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만화 페이지의 이름입니다. 구독자가 3000여 명 정도 되었고 인기도 제법 있던 페이지였는데, 요즘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잘 안 하고 저도 페이지 운영을 손 놓고 있어서 조용합니다. 다만 무능력한 사람의 만화연구소 덕분에 만화와 관련된 이런저런 일들을 할 수 있었고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기에 계속 안고 가야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개인사업자로 출판사 신청을 할 때도 이 이름을 썼습니다. 


Q. 무능력한 사람의 만화 연구소 앞으로의 활동 방향도 궁금합니다.

사실 페이스북의 힘이 예전만큼 못 한 것 같아서 플랫폼을 옮겨 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유튜브를 생각 중인데 고전 만화를 소개하고, 만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콘텐츠로 만들어볼까 합니다. 출판사로서는 계속해서 제 만화를 내는 것이 목표고 여유가 되면 다른 작가의 좋은 만화들도 출판하고 싶습니다.


Q. 작품을 만드는 것 이외에도 만화에 대한 글을 쓰는 일도 계속하셨으면 합니다만?

사실 제가 만화에 관련된 글로 이 바닥에서 조금 유명해진 건데 요즘은 글을 도통 쓰지 않고 있습니다. 어느 순간 만화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 약간 무의미하게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뭐 그런 기분입니다. 요즘은 사람들이 뭔가를 빠르게 소비하니까 저 같은 사람들의 생각이나 이런 것들은 좀 지루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만화에 대한 평론이나 깊은 고찰 등을 많은 사람과 나누기에는 사람들이 여유가 없기도 하고, 현시점에서의 만화라는 것의 소비 형태가 너무 빠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제가 최근에 나오는 만화, 특히 웹툰은 전혀 보질 않아서 별로 할 이야기가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좀 만화에 대해 깊은 생각이나 감상 같은 것들을 나누는 커뮤니티를 하나 발견해서 거기서는 만화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고 있긴 합니다. 

.

Q. 그런 풍토랄까 소비 스타일에 변화를 가져가는 일을 만화와 관련된 글을 쓰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사실 몇 년 전에는 현재 시점에서 문화를 소비하는 형태를 좀 바꿔볼 수 있지 않을까, 적어도 만화 판에서는 바꿔봐야 해 라고 생각했던 적은 있습니다. 이상한 사명감 같은 거랄까요. 그러다 보니 현재의 문화 소비 형태가 무조건적으로 잘못됬다라는 이분법적 사고로 빠지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점점 빠르게 흘러가는 시대에 문화라는 것도 스낵컬처 형태로 소비되는 것 같습니다만, 이게 아쉽다라던지 잘못되었다 이런 포지션을 지니게 되면 더 힘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냥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내가 이 흐름을 못 쫒아가는 것이다라고 돌이켜볼 필요가 있죠. 다만 분명 이런 소비 형태가 지겨워진다던지 염증을 느낀다던지 하는 사람들은 생기게 마련일 테고 더 나아가 시대가 그렇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커뮤니티에서는 비교적 그런 사람들이 조금 모여있는 것 같습니다. 거기서는 요즘 미즈키 시게루 선생님의 만화가 재조명되고 있는데, 그 커뮤니티에 조만간 미즈키 시게루 선생님과 관련된 글을 작성해서 올려볼까 고민은 하고 있습니다.

 .

Q. 다음 작품은 어떤 것을 준비하고 계신가요?

장기적으로는 탐정 극화를 그려보려고 합니다. 왜 하필 탐정인지에 대해서는 요즘 생각을 명확히 정리하는 중입니다. 전통적인 극화를 그려야겠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해왔습니다. 제가 지향하는 만화의 마침표가 극화입니다.

.

Q. 작가님이 생각하는 만화란 예술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예술이라는 것이 일종의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예술의 체계는 언어의 체계입니다. 만화라는 언어의 체계는 굉장히 재미있고 특별합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너무 길어져서... 다만 언젠가부터 만화라는 언어가 지닌 마법이랄까 에너지랄까 거기에 빠져들었고 내 삶을 여기에 바쳐도 될 가치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

Q. 왜 만화가를 하고 계세요?

저는 항상 세상과 동떨어져 있다는 기분을 느낍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는데 이 세상이 흘러가는 흐름이랄까, 이런 것에 쫒아가지 못하고 굳이 쫒아가야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의 삶에는 늘 고독이라던지 외로움이라던지 이런 것들이 따라오는 것 같습니다. 세상과 동떨어져 지내고 있지만 그래도 이 세상에 뭔가 전달하고 싶은 메세지가 생각날 때가 있습니다. (그 메세지란 것이 뭐 엄청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그 메시지를 만화라는 언어로 전달하고 싶습니다. 그냥 말하는 것보다 아마 훨씬 더 재미있으니까요. 결국 만화라는 것은 제가 가장 재미있게 잘 할 수 있는 언어라고 생각하기에 계속 만화를 그리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

Q. 마지막으로 권성주라는 만화가가 또 그의 작품들이 오늘날, 우리에게 왜 필요할까요?

글쎄요, 딱히 꼭 필요해야 되나 싶습니다. 사실 제가 하는 이야기들이 세상 굴러가는 데 크게 도움이 되고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불편해할 사람들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 사람은 이런 메시지를 이런 만화로 그렸는데 재미가 있다. 독자분들이 이렇게 느껴준다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만화는 재미있어야 되고, 삶은 재미가 있어야 되니까 제 만화가 조금이나마 독자분들의 삶에 재미를 전달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끝.

.

Interviewer 성인수

.

권성주 작가 <만화를 그릴 수 있는 특별한 방법> 

구매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