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인터뷰] 임나운 작가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들>, <고냥일기>


‘분위기 깡패’라는 말이 있다. 평소 우리가 가만히 숨만 쉬고 있어도 그 사람의 분위기에서 아우라가 넘쳐 주변을 감싸는 그런 분위기를 일컫는 말이다. 마찬가지로 만화 중에서도 그런 만화들이 있다. 인물들이 몇 마디의 대화를 나누는 사이 그 공기의 느낌이 독자에게 가닿는 그런 만화들. <우리 이제>와 <너의 그런 점이>로 등장한 임나운 작가의 만화를 보며 평소 드는 생각은 바로 작가가 만드는 공기 속에 그런 분위기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엔 그런 평소의 작품과 조금 다른 느낌의 만화도 함께 들고나왔다. 그래서 SiedB의 미니인터뷰에 이렇게 모셨다. 



Q. 본인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그림으로 기억을 기록하고 있는 임나운입니다. 만화와 일러스트를 그리고 있습니다. 


Q.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신간을 낸 이후에 여러 가지 일을 하며 정신없이 보내고 있습니다. 뭔가 격변하는 시기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이런저런 생각도 많아지고요. 걱정만 늘어가는 것 같지만... 


Q. 최근에 최재훈 작가님과 함께 팟캐스트 ‘만화 클래식’에도 참여하시는 것 같습니다? 

네, 좋은 기회에 최재훈 작가님과 성인수 작가님이 하시는 팟캐스트 ‘만화 클래식'의 ‘미학탐구회'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건 내가 말을 잘하든 못하든 배울 점과 느끼는 점이 많을 것이 분명하기에 제안해주셨을 때 바로 승낙했어요. 최근에 1편을 녹음했는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저도 더 배우고 만화를 공부해서 더 많이 말하고 싶어졌어요.



Q. 이번에 작업하신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들>은 어떤 작품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들>은 제가 SNS에도 한 번 이야기를 한 적 있었던 것 같아요. 이 만화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들'이라는 제목과 관련이 있는 옴니버스형 초단편만화 4편이 수록된 단편 만화집입니다. 가까이 있지만 가끔은 외면하고 싶었던 것들에 대해 그려보고 싶었어요. 짧지만 무겁게 남았으면 하는 바람으로요. 이 얇은 책에 담긴 4편의 짧은 만화는 오랫동안 제 마음속에 잠겨있던 이야기였어요. 그들 모습에서 나를 보기도 했고요. 


<Gloomy days : 내 불안함과 슬픔을>, <가족이라는 이름의>는 제가 오래전부터 하고 있는 창작모임 990에서 발표했었던 만화였는데요, 이번에 이 만화를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들>에 수록하면서 리터치하고 내용을 조금 보완했어요. 그리고 <결석>과 <그런 것 같아요>가 새로 작업한 만화입니다. 이 4편의 만화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은 <결석>과 <Gloomy days : 내 불안함과 슬픔을>입니다. 


Q. 지난 8월 전시에서 만났을 때는 고민이 많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최근엔 에너지가 많이 생겼고 생각이 정리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 작품을 만드시면서 있었던 변화였을까요? 너무 내밀한 개인사라면 답변하지 않으셔도 되는데 그냥 한 명의 독자로서 작품을 만드는 작가의 생각의 변화는 좀 궁금합니다.

그땐 아마 토크쇼를 앞두고 있어서 그랬을지도 몰라요(<고냥 일기> 중 ‘청심환과 아무 말’ 참고해주세요) 에너지는 책을 내고 독자님들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긴 것 같아요. 그리고 전 책 마감을 끝내고 나서 한두 달 정도가 가장 에너지가 좋더라고요. 해방감과 뿌듯함, 보람 때문에요. 


사실은, 그때보다 생각이 더 많아진 것 같아요. 그때는 눈앞에 있는 것들을 처리하기에 급급해하고 불안했다면, 지금은 더 먼 곳에 있는 고민이 밀려오는 기분이에요. 그래서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을 정도로 많은 생각 탓에 오히려 차분해진 것 같기도 하고요. 



Q. <고냥 일기>라는 작품이 인기가 좋던데 이 작품은 어떤 작품인가요? 

<고냥 일기>는 ‘고냥이'의 일상과 나름의 애환, 눈물, 농담, 생각, 시답지 않은 상상들을 4컷 만화 형식으로 풀어낸 만화예요. 어딘가 찌질하고 짠한 모습이 내 모습과 닮은 것 같기도 해요. 읽으신 분들은 좋아해 주시는 것 같긴 한데, 인기가 좋은 건지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좋았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기분이 좋긴 해요. 사실 저를 아는 사람이라면 더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Q. 기존의 작품들과 좀 다른 위트가 느껴졌습니다. 

위트가 센스나 웃긴 거 말씀하시는 거 맞죠? 사실 웃기려고 그린 건 아닌데 웃기게 그려진 것 같아요. 웃겼으면 저야 감사하죠. 기존 작품들이 웃기진 않았으니까요. 기존의 작품에서는 감정을 은근하게 표현했다면 <고냥 일기>에서는 조금 더 직접적으로 표현해서 그렇게 느껴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주인공의 속마음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연출이기도 하고 독자가 고냥이의 생각과 감정을 더 확실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했어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고냥 일기>가 남들에게는 말하지 못했던 속상한 마음과 하루가 담겨있던 ‘찌질한 맴'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른 에피소드들도 솔직하게 작업하게 된 것 같아요. 


Q. 다양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은 작가에겐 큰 메리트인 것 같습니다. 기존의 분위기 있는 작품이나 고냥 일기 말고 또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나 주제, 내용이 있을까요? 

기존의 단조로운 분위기와 반대되는 것들을 그려보고 싶어요. 액션까지는 아니지만, 묘한 분위기나 충격적인 느낌을 전달하는 것들도 그려보고 싶고요. 다채롭거나 변화무쌍해서 반전 있는 것들도 그려보고 싶어요.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들>에서도 잠깐 다루고 넘어갔지만, 청소년들이 주인공인 내용을 그려보고 싶고요. 정신적으로 미숙했던 시기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일들에 대해 다루어보고 싶어요. 


Q. 만화를 왜 만드시는지 궁금합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Q. 만화의 매력과 작가님이 작업하시며 중점에 두시는 부분이 궁금합니다. 

같은 그림이지만 일러스트보다 더 직접적으로, 또는 반대로 더 은근하게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인 것 같아요. 단기간에 몰입을 할 수 있는 매체 중 가장 재미있는 것 같아요. 만화 작업을 하는 데에서는, 내가 만든 캐릭터들이 말하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을 보는 것이 신기하고 그래요. 실제로 작업하면서 내가 생각했던 스토리와 방향대로 흘러가지 않는 캐릭터들을 그릴 땐 기분이 이상하면서도 재미있더라고요. 뭔가 정말 실제로 있는 사람들을 만들어낸 것 같아서 매력적이기도 하고요.


중점을 두는 부분은 ‘공감’ 인 것 같아요. 독자분들이 자신의 삶을 투영하고 공감하며 읽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그래서 제 만화가 담고 있는 분위기나 메시지도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보다는 있을 법한 상황들을 다루고 있기도 하고요. 


Q. 평소 페어에 자주 참여하시잖아요. 독자분들을 직접 만나면서 느끼는 점들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자주 참여한다기보다는, ‘참여할 수 있는 건 참여해보자’ 인 것 같아요. 어느 작가님들이나 그러시겠지만, 독자로부터 직접적인 감상을 듣는 건 굉장히 보람 있고 행복한 일입니다. 모르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고 지인이 될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것에 보람도 재미도 느끼고요. 사실 늘 그런 마음이 있어요. 이 일을 계속한다는 것에 대한 고민. 근데 페어에서 독자분들이랑 이야기하고 응원을 들으면 계속 연장이 돼요. 왜냐하면, 저는 칭찬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Q. 페어에 참여하시면서 다른 작가님들의 작품들도 많이 보잖아요. 보시면서 느끼는 부분들이 있으실 것 같은데 그것도 좀 궁금합니다. 

완전 많아요. 나도 저렇게 끝내주는 작업하고 싶다! 이런 생각이 일단 제일 먼저 들어요. 어떻게 이렇게 그리시지? 왜 이렇게 그리셨지? 작업할 때 무슨 생각을 하실까? 작업을 어떻게 하실까? 등등 이런 작업에 관한 이야기도 나누어 보고 싶고 어떤 생각을 하는 분이신지 궁금하기도 해요. 


Q. 다음 작품으로 어떤 것을 준비 중이신가요? 

다음 작품이다! 라고 할 만한 건 아직 없답니다. 


Q. 아, 그럼 질문을 좀 바꿔서 요즘은 어떤 주제나 화두에 집중하고 계시는가요? 작품으로 연결될 것 같은 지점까지만 말해주세요. 너무 세밀하게는 말고요. 

변화와 성장, 성숙, 행복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도 좋은 작품 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들>과 <고냥 일기>를 구매해주실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리고 또 앞으로 임나운 작가의 작품을 볼 독자들에게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각각의 매력이 있는 작품입니다. 각각의 이야기에서 본인의 모습을 찾아보며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미래의 독자분들께 미리 감사드립니다. 저의 다른 작품들도 한 번 읽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나름 골라보는 재미가 있답니다. 

 

끝. 



임나운 작가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들>_ 구매하기

임나운 작가 <고냥일기>_구매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