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SideB 만화 사교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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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시: 2023년 6월 2일 19시

2. 장소: SWA 서울웹툰아카데미


3. 영업 작품


O 해나 <요나단의 목소리>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15081167

원래는 딜리헙에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연재되었던 만화다. 연재 당시에도 굉장히 유명한 작품이었는데, 이번에 다산북스라는 출판사에서 새로 책을 출판해서 소개하려고 가져왔다.

주인공 선우는 신실한 교회 목사 아들인데, 교회 안에서 자기를 부정하는 말들을 지속적으로 듣게 된다. 그 시기에 자신을 이해하는 친구를 만나 본인 안의 혼란과 싸우는 이야기다. 선우는 교회 성가대 출신이라 좋아하는 노래를 계속 해왔는데, 작품 내에서 그 좋아하는 것들을 계속 의심해야만 한다. 믿음이 무엇이고 신앙이 무엇인지 계속 의심하는 만화라고 할 수 있겠다. 2권 중반에 가면 눈물을 안 흘릴 수 없다. 6월이 프라이드·퀴어 퍼레이드의 달이기도 해서 이번 달에는 이 만화를 소개하면 좋겠거니 싶었다. 제5회 무지개책갈피 퀴어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고.

또 이 작품을 보면서 해나 작가님이 신인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진짜 많이 했다.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거꾸로 생각해보니 이 만화를 그리는 건 신인이라 가능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6월에 읽기 좋은 만화이니 꼭 추천하고 싶다.




O 츠무라 마미 <코타로는 1인 가구>

https://ridibooks.com/books/1019055638?_s=search&_q=%EC%BD%94%ED%83%80%EB%A1%9C%EB%8A%94+1%EC%9D%B8+%EA%B0%80%EA%B5%AC&_rdt_sid=search&_rdt_idx=0

우리는 현실에서 아동학대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누군가 아동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것을 주변인들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는 만화다, 보는 내내 우리가 놓치는 게 정말 많았구나 하는 실감을 들게 한다.

내용은 어느 날 허름한 아파트에 코타로라는 아이가 이사를 오면서부터 시작된다. 코타로는 아파트 주민들에게 떡이 아니라 고급 티슈를 돌리면서 인사를 건넨다. 아파트 사람들은 아무리 주인이 살아도 된다고 했다더라도 혼자 사는 게 걱정되니까 아이를 계속 돌봐주는데, 그 과정에서 코타로가 학대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처음에 코타로가 떡이 아니라 티슈를 돌린 이유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존재한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모두 집을 떠났을 때 코타로가 티슈를 먹으면서 공복을 버텼다는 장면이 나온다. 화장지는 고급일수록 비싼 향이 나니까 그 향을 단맛으로 느끼며 먹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또 그 다음으로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는 아동학대를 당하는 아이들은 충치가 많다고 언급하는 에피소드다. 학대하는 부모들은 아이가 어디가 아픈지 알지 못한다. 애가 이빨이 아프다고 해서 치과를 보내도, 치료는 해주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래서 충치가 5개 이상인 아이들은 아동학대를 당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굉장히 인상 깊었던 내용이었다.

우리는 아동학대가 나쁜 것이고, 그들은 보호해야 한다고 알고 있지만 그에 대한 실질적인 방법을 모르고 관심을 계속 두지 않는다. 나는 주변에 대해 얼마나 많이 관심을 가지고 있었나? 하는 부끄러움을 들게 하는 책이라 주변에도 많이 추천했던 작품이다.




O 엠마뉘엘 르파주 <체르노빌의 봄>

https://www.yes24.com/Product/Goods/8568906

나온 지는 좀 된 그래픽 노블이다. <스토커>라는 게임에서 체르노빌을 배경으로 해서 평소 체르노빌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는데, 일본에서 동일본 대지진으로 원전이 폭파되는 사건이 있던 시기에 이 만화를 처음 접하게 되었던 것 같다. 최근에는 후쿠시마 오염수 이슈 때문에 원자력 발전소에 대해 생각하게 되어 다시 찾아보게 된 작품이다.

대단한 내용은 없다. 인터넷에서 위협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과는 달리 현재 체르노빌은 가이드 수칙을 잘 지키면 갈 수 있는 관광지다. 시간이 많이 지나서 황폐화된 곳이 있긴 하지만, 복구를 거쳐 거기에 사는 사람들도 있다. 원래 살던 사람들이 돌아가 다시 사는 경우도 꽤 있고.

작가는 프랑스 사람인데, 프랑스는 체르노빌과 거리가 떨어져 있는 편인데도 바람 때문에 방사능 피해를 꽤나 입었다고 한다. 특히 프랑스도 원자력 발전소가 많은 나라라 체르노빌 사건 당시에 관심을 많이 보였다고 한다. 이 작가 역시 그랬고. 그래서 체르노빌에 직접 방문해 거기서 축적한 여러 가지 기록을 바탕으로 만화를 그리게 된 것이다. 체르노빌에 대한 경험을 담은 만화가 (당시에는) 많지 않았다 보니 그때 나온 작품이라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체르노빌의 풍경을 예술가의 눈으로 바라본 작품이어서 특히 그렇다.





O 라이쿠 마코토 <금색의 갓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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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봤던 추억의 작품 ‘갓슈’다. 어느 날 천재인 키요마로에게 갓슈라는 마물이 찾아와 버디를 맺고 마계의 마왕을 가리는 토너먼트에 참여하게 되는 내용이다. 단순한 이야기지만 이능배틀물에서 콤비를 이루어 싸운다는 설정이 재미있다. 인간이 마물에게 받은 책에 주문이 있어서, 그 주문을 외우면 마물이 기술을 쓰게 되는 식이다. 다양한 콤비와 다양한 조합의 캐릭터들을 보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고, 아무래도 버디물이다 보니 각 캐릭터들의 관계성이 돋보인다는 것 역시 장점이다. 어렸을 때 애니메이션으로 먼저 본 기억이 있는데, 시간이 흘러 만화로 봐도 충분히 임팩트 있는 작품이다. 작가 특유의 개그센스도 좋은 편이라 열혈 소년만화를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한다.




O 이아거 <나쁜 마법사의 꿈>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titleId=787729

최근 2부가 시작되어서 가져온 <나쁜 마법사의 꿈>이라는 만화다. 아동학대 피해자인 주인공은 어느 날 집을 나와야겠다고 결심한다. 그래서 진학을 기회로 삼아 깡촌 중 깡촌에 있는 한 예고에 지원해 합격한다. 그런데 그 학교가 사실은 예술학교가 아니라 마법학교였던 것이다. 주인공 이대아가 학교에 입학한 건 오류였고, 마법사들 사이에서 혼자만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이 퇴학되어야 할 위기에 처한다. 그런데 주인공이 수속 과정에서 어떤 사건과 만나 숨겨져 있던 기억을 찾아내면서 자신과 학교 간의 연결고리를 찾아내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중간중간에 들어가는 개그 포인트도 재미있고, 한국의 시골 배경에 마법사와 악마가 등장하는 것도 생각보다 잘 어우러져서 좋았다. 한국식 호그와트물이라고 생각한다.

썸네일만 봐도 알 수 있듯 그림체 는 보면 되게 단순하고 채색도 단색으로 심플한 편인데, 그림체보다는 딥한 갈등이 나오면서 전개되고 있다. 시즌 1이 딱 50화로 끝나고 어제부터 2부가 시작되었으니 지금 실시간으로 달리는 게 좋을 것 같아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O 뼈피살 <합법해적 파르페>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titleId=729036

주인공 파르페가 합법해적이 되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단순하게 요약해서 설명했지만 스토리가 막 단순한 편은 아니다. 연재도 꽤 오래 해서 분량이 긴 편이다 보니 중간에 지쳐서 끊은 적도 있다. 내용이 한 번에 확실하게 드러나는 작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 번 하차를 했다가 다시 올라타 결국 최근에 최신 화까지 다 보게 되었다. 만화가 보여주는 특유의 인류애적 코드가 최신 화에서 정점을 찍는다고 생각한다. 그 감동을 계속 느끼고 싶어 따라가게 되는 작품이다.

주인공 파르페가 해적으로서 용감하고 진취적인 행동을 하는 게 마치 주변 인물들과 사이가 좋지 않은 해리포터 느낌이다. 또 제목에서 느껴지는 위트에서도 눈치챌 수 있겠지만, 이 만화는 개그의 차원이 좀 높다. 아예 다른 차원에 있는 개그를 선보이는 작품이다. 소개한 장점들 이외에도 여러 가지 매력이 있으니 직접 확인해 보셨으면 좋겠다.




O 야마시타 토모코 <위국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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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에 9권이 나온 <위국일기>를 추천하려고 가져왔다. 앞서 소개한 만화들과 비교해서 함께 보면 좋을 만화라고 생각한다. 

이야기는 사고로 부모님 두 분을 모두 잃은 중학생 아사가 장례식장에서 이모인 마키오에게 거두어지며 시작된다. 그런데 이 거두어지는 게 친척들끼리 잘 대화해서 나온 결론이 아니라 이모가 장례식장에서 하는 얘기를 듣고 있다가 욱! 해서 성급하게 저지른 일이다. 마키오 이모의 직업은 소설가이고, 자신의 영역이 확실하며 타인과의 교류를 상대적으로 어려워하는 면이 강해 아사와 함께 살게 되면서 한참을 허우적거린다. 아사 역시 갑작스럽게 부모님을 잃은데다 바로 고등학교에 올라가 새로운 관계를 쌓아야 하는 상황이라 성장의 과정에서 자주 방황한다. 

이 만화를 보면서 재미있었던 점 중 하나는 독자들의 반응이다. 이북 플랫폼의 리뷰 댓글들을 보면 누구는 이 만화가 전하는 메시지에 위로를 많이 받았다고 하고, 또 누구는 마키오 이모가 아사를 대하는 태도 같은 게 별로라거나 만화가 너무 가르치려 드느 것 같아 싫다고 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봤으면 하는 작품이다. 만화가 굉장히 어려운 방식을 통해 스토리를 끌고 가고 있고, 작가 야마시타 토모코가 전작들에서는 여자의 얘기에 특히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더 폭넓은 시각으로 가려져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기 때문에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현지에서도 곧 완결권이 나올 것이고, 한국 발매도 막 느린 편이 아니기 때문에 기다리면서 보기 좋은 만화다. 




O 노다 사토루 <골든 카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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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할 거리가 엄청나게 많은 만화다. 여러 가지 특색이 있는데 그 특색이 강하기도 하기에 큰 임팩트를 가져다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제국주의에 대한 예리한 반성이 담긴 작품이기도 하다.

홋카이도 아이누 소수 민족이 일제시대에 황금으로 군자금을 모은다. 그런데 달걀귀신이라는 인물이 그것을 숨겨 놓고 관련된 암호를 죄수들에게 문신으로 새겨 놓는다. 그래서 그 문신을 벗겨내어 암호를 풀고 황금을 찾아 모험하는 만화다. 잔인한 장면도 대놓고 나와서 스릴러적인 면이 있는데, 작가가 페이지를 넘겼을 때 깜짝 놀라게 하는 연출을 정말 잘 사용해서 긴장감 있는 장면의 느낌이 극대화된다. 하지만 그와 더불어 개그 코드가 잘 섞여 있기에 숨을 돌릴 만한 구간도 꽤 많다고 생각한다.

작가가 아이누 고증에 진심이다. 책 마지막에 참고자료가 적혀 있는데 진짜 미친 듯이 빼곡하다. 그만큼 아이누 문화 이야기를 스토리에 정말 잘 녹여냈다고 생각한다.

볼수록 캐릭터들이 점점 미쳐 돌다 보니 중간에 하차한 사람이 많지 않을까 싶지만, 견디고 끝까지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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