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시: 2023년 1월 27일 19시
2. 장소: SWA 서울웹툰아카데미
3. 영업 작품

O 와난 <집이 없어>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titleId=721433
유명한 작품이지만 연재가 길어지면서 중간에 하차한 사람, 회차를 쌓아놓고 보려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최근 주인공 중 한 사람인 백은영의 ‘집’에 대한 본격적인 에피소드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집이 없어’라는 제목의 당위가 완전히 성립하는 회차가 나와서, 다시 추천하기 좋은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백은영이라는 캐릭터가 왜 그렇게 기를 쓰고 귀신 나온다는 기숙사에 있고 싶어했는지, 고해준을 비롯한 여러 주변 인물들과 갈등을 빚으면서도 어째서 집으로 돌아가거나 가정에서의 도움을 구하는 것만은 피하려 했는지에 대해 풀리기 시작한다. 내 주변에는 이 만화 보는 동안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 하차했다는 사람이 상당히 많아서, 반드시 모든 사람이 보아야 한다고는 말하기 어려운 것 같다. 잘 맞았는데 중간부터 안 보고 계셨던 분들이나, 아직 안 봤는데 초반을 보니 괜찮은 것 같다 하시는 분들께 추천해 드리고 싶다.

O 이담 <똑 닮은 딸>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titleId=774866
평소 스릴러 만화를 좋아해서, 현재 네이버 웹툰 스릴러 랭킹 2위를 달리는 작품을 가지고 왔다. 누군가를 의심하고 그에 대해 조사하는 내용이 마치 드라마 같은 느낌을 주는 만화다. 상류층 학생들의 입시 문화를 굉장히 잘 살려서 그 디테일 역시 돋보인다. 작화나 연출 면에서도 손색이 없고. 특히 추천하는 이유는 최근 유료회차에 있다. 거기서 정말 충격적인 에피소드가 나왔기 때문에 결제해서 유료분까지 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O OSIK <민간인 통제구역>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titleId=737377
처음에는 주인공이 답답할 수 있는데, 뒤로 갈수록 주인공보다 주변 인물들의 악행이 드러나면서 놀랄 만한 반전이 드러나는 만화다. 초반 내용이 너무 어둡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 끝까지 보면 이 만화의 작품성과 군대의 현실에 대해 알 수 있다. (군필자의 말: 군대의 현실하고는 조금 거리가 있다! 가상의 군대에 실제 있었던 사건 짜깁기를 잘한 것 같다.)
<민간인 통제구역>의 주인공과 <집이 없어>의 백은영을 비교해서 볼 여지가 있는 것 같다. 백은영은 초반 회차의 악행 때문에 독자들의 미움을 샀다면, 이 작품의 주인공은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1화에서부터 큰 실수를 저지른다. 독자들이 처음에 그 부분을 보고 되게 화를 많이 냈다. 그런데 갈수록 주인공보다는 군 생활이 문제라는 것을, 개인보다는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라 추천한다.

O 이난 <김왕짱>
https://series.naver.com/comic/detail.series?productNo=4826951
1화를 보면 뭐 이런 게 다 있어? 싶다. 어디 튈지 모르는 개그 코드를 가진 작품이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다. ‘김왕’이라는 친구가 짱으로 군림하고 있던 학교에 40대 조폭이 입학한다. 중졸인데 형님이 고등학교는 졸업하고 오라고 해서 들어온 것이다. 그래서 기존 짱이었던 김왕이 갈수록 쭈구리가 되어가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10년 전에 연재되었던 작품이라 조금 가학적이다 싶은 부분이 있지만, 말로 웃기는 걸 잘하는 작품이라 그런지 지금 봐도 확실히 웃기다. 지금 연재하시고 계신 <문 래빗>이라는 작품보다 살짝 더 정신 나갔다. 9화까지만 참고 봐주시면 좋겠다. 그쯤 되면 이 만화에 적응이 되면서 이 만화의 개그 코드에 진심으로 웃을 수 있게 된다. 또 뒤로 갈수록 나름의 스토리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마지막에 가면 생각보다 기승전결이 있네? 싶기도 한 만화다.

O 해롤드 사쿠이시 <BECK>
https://ridibooks.com/books/505007836?_s=search&_q=beck&_rdt_sid=search&_rdt_idx=0
완결 난 지 벌써 15년이 된 밴드 만화다. 이 만화를 고등학생 때 처음 보고 최근 새해가 되어 다시 한번 봤다. 새해에 새로운 다짐을 하면서 보기 좋은 것 같다. 이번에 봤을 때 전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느낌으로 볼 수 있었다. 록 문화나 록밴드에 대해 몰라도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만화라고 생각한다.
줄거리는 한 밴드의 결성부터 성장 과정을 그리는 내용이다. 그중에서도 밴드의 결성 과정이 이 만화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싸움을 벌이기도 하고, 계약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다 설명할 수 없는 이런저런 우여곡절이 많이 등장한다. 밴드 구성원들이 상당히 제멋대로인 성격이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 그런 부분 외에도 여러 가지 재미 요소가 있고, 무엇보다 새해 동기부여에 큰 도움이 되는 만화라고 생각해서 추천한다.

O 엔도 타츠야 <스파이 패밀리>
https://ridibooks.com/books/1019011390?_s=search&_q=%EC%8A%A4%ED%8C%8C%EC%9D%B4+%ED%8C%A8%EB%B0%80%EB%A6%AC&_rdt_sid=search&_rdt_idx=0
현재 굉장히 유명하고 인기 있는 만화다. ‘스파이 패밀리’라는 제목답게 아빠가 스파이, 엄마가 암살자, 딸은 생각을 읽는 초능력자인 가족을 그린다. 딱 이 설정만 들었을 때는 이게 대체 언제적 설정이야? 싶어서 안 보다가, 주변에서 재미있다고 추천을 받아 뒤늦게 보게 되었다.
남자 주인공이 위장 가족을 만들어야 완수할 수 있는 임무를 받아 여자 주인공과 위장 결혼하고, 딸을 입양하여 주어진 임무를 수행해나가는 내용이다. 전체적으로 가벼운 분위기라 쉽게 접근할 수 있는데, 그 사이사이에 들어간 사회 비판적인 요소들을 함께 주목하고 싶다. 아이를 이용해 작전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는데, 첫 화부터 그 점을 언급하고 간다. 남자 주인공이 아이를 동반한 임무 수행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다가, 아이가 현상 유지(위장 가족의 유지)를 원하기 때문에 두고 보는 게 좋겠다는 식으로 스토리가 풀린다.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좋게 다가왔다. 이 만화에 나오는 가정의 형태, 부모님의 존재 등에 굉장히 위로를 많이 받아서 더 많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O 캐롯 <이토록 보통의>
https://webtoon.kakao.com/content/이토록-보통의/1351
최근 본 옴니버스식 만화를 추천하려고 한다. 웹툰 소개말을 보면 ‘평범한 커플에게 예기치 못한 장애물을 주어서 그것을 어떤 식으로 헤쳐나가는지 보여주는 만화’라고 되어 있다. 그래서 회차별로 주제가 다르고, 주어진 장애물 역시 다르다. 예를 들어 한 에피소드에서는 서로 너무 사랑하는 커플이 100일을 맞이하여 레스토랑에서 데이트한다. 거기서 남자가 여자친구에게 “네가 제일 슬펐을 때는 언제야?”라는 질문을 던지는데, 여자는 그 질문을 듣고 “내 전 남자친구가 에이즈 판정을 받았을 때야.”라고 대답을 한다. 이토록 충격적인 답변이 던져진 이후 연애의 양상이 어떻게 바뀌고, 두 사람의 관계는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상당히 평이한 톤으로 보여준다는 점이 재미있는 만화다. 엄청나게 특별한 얘기를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O 미깡 <술꾼도시처녀들>, 세현 <여기서 한잔할래?>
https://comic.naver.com/bestChallenge/list?titleId=740905
현대인들이 보기에 공감 가는 부분이 많은 웹툰들을 소개하려고 가져왔다. 술과 음식을 좋아한다면 두 작품 다 무조건 추천하고 싶다. 그중 <여기서 한잔할래?>는 실제 존재하는 다양한 맛집을 탐방하는 만화다. 일상의 식사를 조명하는 데에 힘을 쏟고 있다. 직접 먹으러 다녀온 적 있는 곳만 엄선되어 만화에 등장한다. 에피소드 중에서는 일식의 비중이 높은 듯하다. 펀딩을 통해 단행본으로도 출간되었는데, 책을 사지 않아도 네이버 베스트도전에서 전 회차를 감상할 수 있다.

O 이연 <살아남은 로맨스>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titleId=764129
어떤 작품에서 회귀·빙의·환생이 성립하려면 등장인물이 자기의 현재 삶에 대해 불만족해야 한다. 그게 필수 조건이다. 회빙환을 했을 때 이전의 현실 세계에서 가진 정보가 중요한 키가 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전지적 독자 시점>의 주인공이 아무도 읽지 않은 판타지 소설을 혼자 읽어서 치트키를 얻은 식이다. 이 만화도 처음 보면 그냥 흔한 책 빙의물 같다. 그런데 그렇게 시작해서 사실은 친구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게 아닐까? 하고 갑자기 장르가 좀비물로 바뀌어 버린다. 무려 1화에서. 그렇게 된 이유는 시즌 1 후반이 되어야 알려주고. 거기서 현생(빙의 전의 생) 긍정이 굉장히 중요한 것으로 나타난다. 주인공이 빙의 전의 삶을 살아갈 때는 너무나 외로웠는데, 사실은 그 삶이 굉장히 중요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는다. 이 작품을 보고 회빙환은 현생을 긍정하려 하는 장르임을 깨닫게 되었다.

O 후지타 카즈히로 <꼭두각시 서커스>
https://ridibooks.com/books/1019056295?_s=search&_q=%EA%BC%AD%EB%91%90%EA%B0%81%EC%8B%9C+%EC%84%9C%EC%BB%A4%EC%8A%A4&_rdt_sid=search&_rdt_idx=2
학생 때 처음 본 뒤로 안 지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는 만화다. 일본에서도 유명한 작품인 걸로 알고 있다. 마사루라는 소년과 여자 곡예사가 서커스단을 꾸려서 꼭두각시 인형을 조종하여 무기로 쓰고 싸우는 만화인데, 우선 세계관이 굉장히 중요하다.
걸린 다음 일정 시간 동안 어떤 사람을 웃기지 않으면(웃는 모습을 보지 못하면) 발작을 일으키게 되는 ‘조나하 병’이 전 세계적으로 창궐한다. 유머 감각이 없는 사람은 까딱 잘못했다가는 죽을 위기에 처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주인공 일행들이 병을 퍼뜨리는 나쁜 자동인형 무리를 무찌르고 세계를 평화롭게 하려는 내용이 주가 된다.
이 만화는 등장인물이 진짜 많다. 악당들도 많고, 정의로운 인물들도 많고. 그런데 그 많은 인물들이 각자의 서사를, 신념을 가지고 있어서 주인공들에게도 공감될 뿐만 아니라 악당들에게도, 때로는 스쳐 지나가는 엑스트라들에게도 공감할 수 있었다. 인물들이 정말 매력적이고 입체적이라는 점이 <꼭두각시 서커스>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인 것 같다. 인간들이 살아가며 느끼는 여러 가지 감정들을 43권 안에 다 담아낸 만화라고 생각한다.
1. 일시: 2023년 1월 27일 19시
2. 장소: SWA 서울웹툰아카데미
3. 영업 작품
O 와난 <집이 없어>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titleId=721433
유명한 작품이지만 연재가 길어지면서 중간에 하차한 사람, 회차를 쌓아놓고 보려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최근 주인공 중 한 사람인 백은영의 ‘집’에 대한 본격적인 에피소드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집이 없어’라는 제목의 당위가 완전히 성립하는 회차가 나와서, 다시 추천하기 좋은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백은영이라는 캐릭터가 왜 그렇게 기를 쓰고 귀신 나온다는 기숙사에 있고 싶어했는지, 고해준을 비롯한 여러 주변 인물들과 갈등을 빚으면서도 어째서 집으로 돌아가거나 가정에서의 도움을 구하는 것만은 피하려 했는지에 대해 풀리기 시작한다. 내 주변에는 이 만화 보는 동안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 하차했다는 사람이 상당히 많아서, 반드시 모든 사람이 보아야 한다고는 말하기 어려운 것 같다. 잘 맞았는데 중간부터 안 보고 계셨던 분들이나, 아직 안 봤는데 초반을 보니 괜찮은 것 같다 하시는 분들께 추천해 드리고 싶다.
O 이담 <똑 닮은 딸>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titleId=774866
평소 스릴러 만화를 좋아해서, 현재 네이버 웹툰 스릴러 랭킹 2위를 달리는 작품을 가지고 왔다. 누군가를 의심하고 그에 대해 조사하는 내용이 마치 드라마 같은 느낌을 주는 만화다. 상류층 학생들의 입시 문화를 굉장히 잘 살려서 그 디테일 역시 돋보인다. 작화나 연출 면에서도 손색이 없고. 특히 추천하는 이유는 최근 유료회차에 있다. 거기서 정말 충격적인 에피소드가 나왔기 때문에 결제해서 유료분까지 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O OSIK <민간인 통제구역>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titleId=737377
처음에는 주인공이 답답할 수 있는데, 뒤로 갈수록 주인공보다 주변 인물들의 악행이 드러나면서 놀랄 만한 반전이 드러나는 만화다. 초반 내용이 너무 어둡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 끝까지 보면 이 만화의 작품성과 군대의 현실에 대해 알 수 있다. (군필자의 말: 군대의 현실하고는 조금 거리가 있다! 가상의 군대에 실제 있었던 사건 짜깁기를 잘한 것 같다.)
<민간인 통제구역>의 주인공과 <집이 없어>의 백은영을 비교해서 볼 여지가 있는 것 같다. 백은영은 초반 회차의 악행 때문에 독자들의 미움을 샀다면, 이 작품의 주인공은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1화에서부터 큰 실수를 저지른다. 독자들이 처음에 그 부분을 보고 되게 화를 많이 냈다. 그런데 갈수록 주인공보다는 군 생활이 문제라는 것을, 개인보다는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라 추천한다.
O 이난 <김왕짱>
https://series.naver.com/comic/detail.series?productNo=4826951
1화를 보면 뭐 이런 게 다 있어? 싶다. 어디 튈지 모르는 개그 코드를 가진 작품이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다. ‘김왕’이라는 친구가 짱으로 군림하고 있던 학교에 40대 조폭이 입학한다. 중졸인데 형님이 고등학교는 졸업하고 오라고 해서 들어온 것이다. 그래서 기존 짱이었던 김왕이 갈수록 쭈구리가 되어가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10년 전에 연재되었던 작품이라 조금 가학적이다 싶은 부분이 있지만, 말로 웃기는 걸 잘하는 작품이라 그런지 지금 봐도 확실히 웃기다. 지금 연재하시고 계신 <문 래빗>이라는 작품보다 살짝 더 정신 나갔다. 9화까지만 참고 봐주시면 좋겠다. 그쯤 되면 이 만화에 적응이 되면서 이 만화의 개그 코드에 진심으로 웃을 수 있게 된다. 또 뒤로 갈수록 나름의 스토리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마지막에 가면 생각보다 기승전결이 있네? 싶기도 한 만화다.
O 해롤드 사쿠이시 <BECK>
https://ridibooks.com/books/505007836?_s=search&_q=beck&_rdt_sid=search&_rdt_idx=0
완결 난 지 벌써 15년이 된 밴드 만화다. 이 만화를 고등학생 때 처음 보고 최근 새해가 되어 다시 한번 봤다. 새해에 새로운 다짐을 하면서 보기 좋은 것 같다. 이번에 봤을 때 전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느낌으로 볼 수 있었다. 록 문화나 록밴드에 대해 몰라도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만화라고 생각한다.
줄거리는 한 밴드의 결성부터 성장 과정을 그리는 내용이다. 그중에서도 밴드의 결성 과정이 이 만화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싸움을 벌이기도 하고, 계약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다 설명할 수 없는 이런저런 우여곡절이 많이 등장한다. 밴드 구성원들이 상당히 제멋대로인 성격이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 그런 부분 외에도 여러 가지 재미 요소가 있고, 무엇보다 새해 동기부여에 큰 도움이 되는 만화라고 생각해서 추천한다.
O 엔도 타츠야 <스파이 패밀리>
https://ridibooks.com/books/1019011390?_s=search&_q=%EC%8A%A4%ED%8C%8C%EC%9D%B4+%ED%8C%A8%EB%B0%80%EB%A6%AC&_rdt_sid=search&_rdt_idx=0
현재 굉장히 유명하고 인기 있는 만화다. ‘스파이 패밀리’라는 제목답게 아빠가 스파이, 엄마가 암살자, 딸은 생각을 읽는 초능력자인 가족을 그린다. 딱 이 설정만 들었을 때는 이게 대체 언제적 설정이야? 싶어서 안 보다가, 주변에서 재미있다고 추천을 받아 뒤늦게 보게 되었다.
남자 주인공이 위장 가족을 만들어야 완수할 수 있는 임무를 받아 여자 주인공과 위장 결혼하고, 딸을 입양하여 주어진 임무를 수행해나가는 내용이다. 전체적으로 가벼운 분위기라 쉽게 접근할 수 있는데, 그 사이사이에 들어간 사회 비판적인 요소들을 함께 주목하고 싶다. 아이를 이용해 작전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는데, 첫 화부터 그 점을 언급하고 간다. 남자 주인공이 아이를 동반한 임무 수행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다가, 아이가 현상 유지(위장 가족의 유지)를 원하기 때문에 두고 보는 게 좋겠다는 식으로 스토리가 풀린다.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좋게 다가왔다. 이 만화에 나오는 가정의 형태, 부모님의 존재 등에 굉장히 위로를 많이 받아서 더 많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O 캐롯 <이토록 보통의>
https://webtoon.kakao.com/content/이토록-보통의/1351
최근 본 옴니버스식 만화를 추천하려고 한다. 웹툰 소개말을 보면 ‘평범한 커플에게 예기치 못한 장애물을 주어서 그것을 어떤 식으로 헤쳐나가는지 보여주는 만화’라고 되어 있다. 그래서 회차별로 주제가 다르고, 주어진 장애물 역시 다르다. 예를 들어 한 에피소드에서는 서로 너무 사랑하는 커플이 100일을 맞이하여 레스토랑에서 데이트한다. 거기서 남자가 여자친구에게 “네가 제일 슬펐을 때는 언제야?”라는 질문을 던지는데, 여자는 그 질문을 듣고 “내 전 남자친구가 에이즈 판정을 받았을 때야.”라고 대답을 한다. 이토록 충격적인 답변이 던져진 이후 연애의 양상이 어떻게 바뀌고, 두 사람의 관계는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상당히 평이한 톤으로 보여준다는 점이 재미있는 만화다. 엄청나게 특별한 얘기를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O 미깡 <술꾼도시처녀들>, 세현 <여기서 한잔할래?>
https://comic.naver.com/bestChallenge/list?titleId=740905
현대인들이 보기에 공감 가는 부분이 많은 웹툰들을 소개하려고 가져왔다. 술과 음식을 좋아한다면 두 작품 다 무조건 추천하고 싶다. 그중 <여기서 한잔할래?>는 실제 존재하는 다양한 맛집을 탐방하는 만화다. 일상의 식사를 조명하는 데에 힘을 쏟고 있다. 직접 먹으러 다녀온 적 있는 곳만 엄선되어 만화에 등장한다. 에피소드 중에서는 일식의 비중이 높은 듯하다. 펀딩을 통해 단행본으로도 출간되었는데, 책을 사지 않아도 네이버 베스트도전에서 전 회차를 감상할 수 있다.
O 이연 <살아남은 로맨스>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titleId=764129
어떤 작품에서 회귀·빙의·환생이 성립하려면 등장인물이 자기의 현재 삶에 대해 불만족해야 한다. 그게 필수 조건이다. 회빙환을 했을 때 이전의 현실 세계에서 가진 정보가 중요한 키가 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전지적 독자 시점>의 주인공이 아무도 읽지 않은 판타지 소설을 혼자 읽어서 치트키를 얻은 식이다. 이 만화도 처음 보면 그냥 흔한 책 빙의물 같다. 그런데 그렇게 시작해서 사실은 친구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게 아닐까? 하고 갑자기 장르가 좀비물로 바뀌어 버린다. 무려 1화에서. 그렇게 된 이유는 시즌 1 후반이 되어야 알려주고. 거기서 현생(빙의 전의 생) 긍정이 굉장히 중요한 것으로 나타난다. 주인공이 빙의 전의 삶을 살아갈 때는 너무나 외로웠는데, 사실은 그 삶이 굉장히 중요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는다. 이 작품을 보고 회빙환은 현생을 긍정하려 하는 장르임을 깨닫게 되었다.
O 후지타 카즈히로 <꼭두각시 서커스>
https://ridibooks.com/books/1019056295?_s=search&_q=%EA%BC%AD%EB%91%90%EA%B0%81%EC%8B%9C+%EC%84%9C%EC%BB%A4%EC%8A%A4&_rdt_sid=search&_rdt_idx=2
학생 때 처음 본 뒤로 안 지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는 만화다. 일본에서도 유명한 작품인 걸로 알고 있다. 마사루라는 소년과 여자 곡예사가 서커스단을 꾸려서 꼭두각시 인형을 조종하여 무기로 쓰고 싸우는 만화인데, 우선 세계관이 굉장히 중요하다.
걸린 다음 일정 시간 동안 어떤 사람을 웃기지 않으면(웃는 모습을 보지 못하면) 발작을 일으키게 되는 ‘조나하 병’이 전 세계적으로 창궐한다. 유머 감각이 없는 사람은 까딱 잘못했다가는 죽을 위기에 처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주인공 일행들이 병을 퍼뜨리는 나쁜 자동인형 무리를 무찌르고 세계를 평화롭게 하려는 내용이 주가 된다.
이 만화는 등장인물이 진짜 많다. 악당들도 많고, 정의로운 인물들도 많고. 그런데 그 많은 인물들이 각자의 서사를, 신념을 가지고 있어서 주인공들에게도 공감될 뿐만 아니라 악당들에게도, 때로는 스쳐 지나가는 엑스트라들에게도 공감할 수 있었다. 인물들이 정말 매력적이고 입체적이라는 점이 <꼭두각시 서커스>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인 것 같다. 인간들이 살아가며 느끼는 여러 가지 감정들을 43권 안에 다 담아낸 만화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