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시: 2022년 12월 03일 17시
2. 장소: SWA 서울웹툰아카데미
3. 영업 작품
O 카노우 리에 <슬로모션을 다시 한번>
https://ridibooks.com/books/1019019832?_s=search&_q=%EC%8A%AC%EB%A1%9C+%EB%AA%A8%EC%85%98&_rdt_sid=search&_rdt_idx=0
80년대 문화를 좋아하는 두 주인공이 등장한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그만큼 철 지난 것들을 좋아한다고 밝혀지면 놀림을 받으니까 학교에서는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고 살고 있다. 그래서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반 친구로 지내고 있다가, 우연한 기회로 서로가 같은 걸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로맨스가 펼쳐지기 시작하는 만화다. 작가가 실제로 버블 시대 음악, 아이돌 오타쿠인 것 같다. 당시 문화를 여러 측면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시도가 정성스럽다. 내용은 군고구마 10개 먹은 것처럼 썸을 타서 답답하긴 한데, 그 과정에서 버블 시대 문화를 보여주는 방식이나 그림체 등이 매력으로 다가온 작품이라 추천하고 싶다. 캐릭터들을 비현실적인 비율로 그리지 않는 점도 좋다. 얼굴은 둘 다 사기급인데 현실적인 통통함, 현실적으로 귀여운 스타일을 입혀 그린다는 점이 또 좋았다.
만화클래식 172편 [망가다] 카노우 리에 <슬로모션을 다시 한번>_LINK
O 스즈카와 린 <즐겁게 놀아보세>
https://ridibooks.com/books/1561000621?_s=search&_q=%EC%A6%90%EA%B2%81%EA%B2%8C+%EB%86%80%EC%95%84%EB%B3%B4%EC%84%B8&_rdt_sid=search&_rdt_idx=0
나름대로 유명하다고 생각하는데 주변에 이 만화 봤냐고 물어보면 아는 사람이 많지 않더라. 더 유명한 만화를 가져올까 하다가 그래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이 만화를 소개하고 싶었다. 나이를 먹을수록 가볍게 볼 수 있는 만화를 찾게 되는 것 같다. 그런 만화에 목말라 있을 때쯤 이 만화를 알게 되었고, 정말 재미있게 봤다. 국내에 정식 발매는 5권까지 되어 있고, 현지에서는 굉장히 최근에 총 15권으로 완결이 났다.
딱 보면 영양가가 없는 만화이긴 하다. 그러나 분명히 재미있다. 캐릭터 중심의 만화라 그런지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이 다 너무 특이한 성격을 갖고 있고, 그게 내 취향에도 잘 들어맞았다. 주연 캐릭터들이 놀이 동아리에서 함께 활동하는 이야기인데, 에피소드 초반마다 주인공이 “무슨 놀이 하자”하고 얘기를 하지만, 보다 보면 결국 그게 무슨 놀이였는지는 생각이 안 나고 전부 뒤죽박죽 엉망진창이 되어버리는 스타일이다. 순수하게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추천한다.
O 조경규 <오무라이스 잼잼>
https://webtoon.kakao.com/content/%EC%98%A4%EB%AC%B4%EB%9D%BC%EC%9D%B4%EC%8A%A4-%EC%9E%BC%EC%9E%BC/198
어떠한 음식을 테마로 과거의 일상 경험들을 엮어 풀어내는 만화다. 처음 읽었을 때는 한 화의 흐름이 너무 이해가 안 갔다. 일상 얘기 잘 하다가 갑자기 음식 얘기 하고, 그렇게 갑작스러운 느낌으로 한 화를 마무리해서. 그런데 나중 가니까 그 흐름이 자꾸 생각이 나더라. 이 희한한 전개에 중독돼 버렸다.
그림을 너무 잘 그리신다. 음식 그림을 너무 맛있게 그려서 그림 보는 재미도 있고, 작가분이 여러 국가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으셔서 국가별 특징이 드러나는 얘기를 보는 것도 재미있다. 결혼 후의 가족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도 매력적이다. 그 안에서 드러나는 작가만의 사고방식에도 흥미를 느낄 수 있었다. 화마다 음식 테마가 있는 만큼 그 음식에 대한 역사나 정보를 중간에 잘 정리해준다. 검색하지 않는 이상 잘 모르는 음식에 대한 내용들을 알고 갈 수 있어 좋았다.
+ 조경규 <차이니즈 봉봉클럽>
같은 작가분의 중국을 배경으로 한 음식 만화다. 내가 중국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어 흥미를 느끼며 볼 수 있었다. 작중 실제로 중국에서 영업 중인 식당들의 상호를 언급해서 중국에서의 추억을 떠올릴 수도 있고, 만화에 가끔 내가 가본 가게가 나오면 진짜 기분 좋고 신난다.
O 오카자키 쿄코 <지오라마 보이 파노라마 걸>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60629172
기존에 국내에 발매된 오카자키 쿄코의 만화들은 전부 goat에서 출판했다. <Pink>, <헬터 스켈터>, <리버스 에지>. 오카자키 쿄코의 만화 중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세 작품이다. 그리고 올해 도서출판 반원에서 <지오라마 보이 파노라마 걸>이라는 작품을 텀블벅 펀딩으로 출판하게 되었다.
먼저 국내에 나왔던 세 작품과는 조금 다른 면이 있다. 표지에 나온 두 남녀 주인공의 거리가 살짝 멀다. 그 거리를 좁히기 위해 주인공 둘의 주변 인물과 세계가 으쌰으쌰하는 느낌으로 이야기 전개가 되고, 그러다 보니 이 인물 얘기에서 저 인물 얘기로 흘러갔다가 정신 차려 보면 또 다른 인물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으로 스토리가 계속 초점을 잃고 흘러간다. 아주 미묘한 차이인데 대표작들과 비교해 보면 확실히 뭔가 느껴질 것이다. 그 점이 재미있어서 아직 못 본 사람들이 있다면 추천하고 싶다.
O 조녘 <유진의 환상특급열차>
https://www.manhwakyung.com/title/122
SF 중에서도 하드(Hard)SF에 해당하는 만화다. 불로불사의 유진이라는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죽지 않고 계속 살아 우주의 모든 걸 깨달은 존재라 허무에 빠져 있다. 그 유진이 누군가와 인터뷰를 하며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인터뷰어의 이름도 유진이다. 그래서 이 만화는 주인공인 유진이 여러 다중우주의 유진이라는 이들을 만나서 겪은 일들을 푸는 이야기다. SF에서 필요한 과학적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는 게 아니라 아는 사람은 보이게, 모르는 사람은 슥 지나쳐서 철학적인 내용에 집중해서 볼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흥미를 끌었던 에피소드 중 <예술가는 재미가 없네요>라는 제목이 있다. 영화감독을 준비하던 사람이 자기는 재능이 없다고 생각해서 영화를 관두려던 찰나, 악마 같은 존재가 등장해서 미래의 영화들을 볼 수 있게 해준다. 그렇게 그 사람은 미래의 영화들을 기반으로 하여 대감독이 된다. 문제는 실제 거장들이 그 사람한테 흥미를 느껴 일주일 동안 방에 가둬 놓고 영화 스토리를 써보라고 한다는 것이다. 방 안에 갇혀 있으니 미래의 영화를 볼 방법이 없고, 결국 그 안에서 이런 생각 저런 생각 다 하다가 열반에 오른다. 그래서 결국엔 진짜 좋은 스토리를 쓰고 방을 나오게 된다는.
대부분의 에피소드가 이런 식이다. SF라고 해서 기계나 로봇이 무작정 총출동하는 게 아니라, 우주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다룬다. 그런 작품으로는 전무후무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져왔다.
1. 일시: 2022년 12월 03일 17시
2. 장소: SWA 서울웹툰아카데미
3. 영업 작품
O 카노우 리에 <슬로모션을 다시 한번>
https://ridibooks.com/books/1019019832?_s=search&_q=%EC%8A%AC%EB%A1%9C+%EB%AA%A8%EC%85%98&_rdt_sid=search&_rdt_idx=0
80년대 문화를 좋아하는 두 주인공이 등장한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그만큼 철 지난 것들을 좋아한다고 밝혀지면 놀림을 받으니까 학교에서는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고 살고 있다. 그래서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반 친구로 지내고 있다가, 우연한 기회로 서로가 같은 걸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로맨스가 펼쳐지기 시작하는 만화다. 작가가 실제로 버블 시대 음악, 아이돌 오타쿠인 것 같다. 당시 문화를 여러 측면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시도가 정성스럽다. 내용은 군고구마 10개 먹은 것처럼 썸을 타서 답답하긴 한데, 그 과정에서 버블 시대 문화를 보여주는 방식이나 그림체 등이 매력으로 다가온 작품이라 추천하고 싶다. 캐릭터들을 비현실적인 비율로 그리지 않는 점도 좋다. 얼굴은 둘 다 사기급인데 현실적인 통통함, 현실적으로 귀여운 스타일을 입혀 그린다는 점이 또 좋았다.
만화클래식 172편 [망가다] 카노우 리에 <슬로모션을 다시 한번>_LINK
O 스즈카와 린 <즐겁게 놀아보세>
https://ridibooks.com/books/1561000621?_s=search&_q=%EC%A6%90%EA%B2%81%EA%B2%8C+%EB%86%80%EC%95%84%EB%B3%B4%EC%84%B8&_rdt_sid=search&_rdt_idx=0
나름대로 유명하다고 생각하는데 주변에 이 만화 봤냐고 물어보면 아는 사람이 많지 않더라. 더 유명한 만화를 가져올까 하다가 그래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이 만화를 소개하고 싶었다. 나이를 먹을수록 가볍게 볼 수 있는 만화를 찾게 되는 것 같다. 그런 만화에 목말라 있을 때쯤 이 만화를 알게 되었고, 정말 재미있게 봤다. 국내에 정식 발매는 5권까지 되어 있고, 현지에서는 굉장히 최근에 총 15권으로 완결이 났다.
딱 보면 영양가가 없는 만화이긴 하다. 그러나 분명히 재미있다. 캐릭터 중심의 만화라 그런지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이 다 너무 특이한 성격을 갖고 있고, 그게 내 취향에도 잘 들어맞았다. 주연 캐릭터들이 놀이 동아리에서 함께 활동하는 이야기인데, 에피소드 초반마다 주인공이 “무슨 놀이 하자”하고 얘기를 하지만, 보다 보면 결국 그게 무슨 놀이였는지는 생각이 안 나고 전부 뒤죽박죽 엉망진창이 되어버리는 스타일이다. 순수하게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추천한다.
O 조경규 <오무라이스 잼잼>
https://webtoon.kakao.com/content/%EC%98%A4%EB%AC%B4%EB%9D%BC%EC%9D%B4%EC%8A%A4-%EC%9E%BC%EC%9E%BC/198
어떠한 음식을 테마로 과거의 일상 경험들을 엮어 풀어내는 만화다. 처음 읽었을 때는 한 화의 흐름이 너무 이해가 안 갔다. 일상 얘기 잘 하다가 갑자기 음식 얘기 하고, 그렇게 갑작스러운 느낌으로 한 화를 마무리해서. 그런데 나중 가니까 그 흐름이 자꾸 생각이 나더라. 이 희한한 전개에 중독돼 버렸다.
그림을 너무 잘 그리신다. 음식 그림을 너무 맛있게 그려서 그림 보는 재미도 있고, 작가분이 여러 국가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으셔서 국가별 특징이 드러나는 얘기를 보는 것도 재미있다. 결혼 후의 가족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도 매력적이다. 그 안에서 드러나는 작가만의 사고방식에도 흥미를 느낄 수 있었다. 화마다 음식 테마가 있는 만큼 그 음식에 대한 역사나 정보를 중간에 잘 정리해준다. 검색하지 않는 이상 잘 모르는 음식에 대한 내용들을 알고 갈 수 있어 좋았다.
+ 조경규 <차이니즈 봉봉클럽>
같은 작가분의 중국을 배경으로 한 음식 만화다. 내가 중국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어 흥미를 느끼며 볼 수 있었다. 작중 실제로 중국에서 영업 중인 식당들의 상호를 언급해서 중국에서의 추억을 떠올릴 수도 있고, 만화에 가끔 내가 가본 가게가 나오면 진짜 기분 좋고 신난다.
O 오카자키 쿄코 <지오라마 보이 파노라마 걸>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60629172
기존에 국내에 발매된 오카자키 쿄코의 만화들은 전부 goat에서 출판했다. <Pink>, <헬터 스켈터>, <리버스 에지>. 오카자키 쿄코의 만화 중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세 작품이다. 그리고 올해 도서출판 반원에서 <지오라마 보이 파노라마 걸>이라는 작품을 텀블벅 펀딩으로 출판하게 되었다.
먼저 국내에 나왔던 세 작품과는 조금 다른 면이 있다. 표지에 나온 두 남녀 주인공의 거리가 살짝 멀다. 그 거리를 좁히기 위해 주인공 둘의 주변 인물과 세계가 으쌰으쌰하는 느낌으로 이야기 전개가 되고, 그러다 보니 이 인물 얘기에서 저 인물 얘기로 흘러갔다가 정신 차려 보면 또 다른 인물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으로 스토리가 계속 초점을 잃고 흘러간다. 아주 미묘한 차이인데 대표작들과 비교해 보면 확실히 뭔가 느껴질 것이다. 그 점이 재미있어서 아직 못 본 사람들이 있다면 추천하고 싶다.
O 조녘 <유진의 환상특급열차>
https://www.manhwakyung.com/title/122
SF 중에서도 하드(Hard)SF에 해당하는 만화다. 불로불사의 유진이라는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죽지 않고 계속 살아 우주의 모든 걸 깨달은 존재라 허무에 빠져 있다. 그 유진이 누군가와 인터뷰를 하며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인터뷰어의 이름도 유진이다. 그래서 이 만화는 주인공인 유진이 여러 다중우주의 유진이라는 이들을 만나서 겪은 일들을 푸는 이야기다. SF에서 필요한 과학적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는 게 아니라 아는 사람은 보이게, 모르는 사람은 슥 지나쳐서 철학적인 내용에 집중해서 볼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흥미를 끌었던 에피소드 중 <예술가는 재미가 없네요>라는 제목이 있다. 영화감독을 준비하던 사람이 자기는 재능이 없다고 생각해서 영화를 관두려던 찰나, 악마 같은 존재가 등장해서 미래의 영화들을 볼 수 있게 해준다. 그렇게 그 사람은 미래의 영화들을 기반으로 하여 대감독이 된다. 문제는 실제 거장들이 그 사람한테 흥미를 느껴 일주일 동안 방에 가둬 놓고 영화 스토리를 써보라고 한다는 것이다. 방 안에 갇혀 있으니 미래의 영화를 볼 방법이 없고, 결국 그 안에서 이런 생각 저런 생각 다 하다가 열반에 오른다. 그래서 결국엔 진짜 좋은 스토리를 쓰고 방을 나오게 된다는.
대부분의 에피소드가 이런 식이다. SF라고 해서 기계나 로봇이 무작정 총출동하는 게 아니라, 우주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다룬다. 그런 작품으로는 전무후무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