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시각문학 0호,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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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로그의 [시각문학]을 발견하면서 '무크지'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다. 어학 사전에서 찾아본 결과 'Mook'라고 하는 '서적풍의 잡지'라는 뜻과 한문 '기록할(지)'의 합성어로 '단행본과 잡지의 특성을 동시에 갖춘 출판물'이라는 뜻이었다. 처음 접하였으나 신비로운 느낌이 들면서 그 내용이 궁금했고 여유가 갖춰지는 대로 곧바로 출간된 [그래픽로그] 0호, 1호를 모두 사서 감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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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로그의 공식 사이트(http://graphiclogue.com)에 나와 있는 그들의 소개 및 각오는 진지하다. '만화'의 한 형태인 '웹툰'이란 단어가 상위 카테고리와 되는 것에 대한 경계 의식과 소비의 형태에 따른 휘발성, 그리고 작가의 주제 의식과 작품활동을 포함한 생태계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그리고 그 고민 속에서 편집자 조프리 작가를 필두로 어떤 변화를 거쳐왔는지가 [시각문학] 0호 제일 앞에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그 기조를 따라 2016년 [시각문학] 0호가 출간되었고 2017년 [시각문학] 1호가 출간되었다. 안타깝게 2018년에는 상황이 여의치 아 2호의 출판이 어려웠지만 얼마 전 그래픽로그 공식 공지로 [시각문학] 2호에 대한 작품공모도 끝난 상태고 2019년 상반기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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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문학] 0호, 1호는 모두 단편 만화를 먼저 보여주고 뒤에 필진들의 글을 소개한다. 어쩌면 단편 작품들과 잡지 형식의 글들이 한 권속에 함께 등장하는 것이 한국의 독자들에겐 조금 낯설거나 신선하고 새롭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단편과 그리 길지 않은 글, 그리고 메시지들이 중복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양한 생각을 해볼 수 있었고 또, 다양한 그림체들을 볼 수 있다는 만족감도 있었다. 그렇다고 각 '호'마다 큰 테마가 없는 것은 아니다 0호는 '내면'에 대한 테마를, 1호는 '운명'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각자 다른 그림체와 메시지를 이 큰 테마와 함께 섞어서 생각해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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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 모두의 삶이 그렇겠지만 한국이란 나라에서 특히 독립 만화를 꾸준히 하기란 절대 쉽지 않다. 누구에게나 들어가는 생계비를 벌어야 하고 또 쉬는 시간을 쪼개고 나누어 삶 전체의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을 만큼만 에너지를 소비하면서 조금씩 작업에 임해야 오래갈 수 있으므로 심신의 피로에 대한 관리가 정말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그 과정에서 가장 가성비가 아쉬운 예술 중 하나인 '만화'를 만드는 일이니 더더욱 그러하다. 처음 SideB의 오픈을 준비하면서부터 편집자이자 대표인 조프리 작가와의 미팅을 통해 입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그래픽로그의 앞으로의 활동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그들의 철학과 가치가 지켜지면서도 지속해서 작품활동을 해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많은 분이 이 '그래픽로그'가 열심히 편찬해 내는 '무크지'를 하나하나 따라가며 그들의 메시지와 시대에 따른 변화 등을 감상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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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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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성인수

Image. 성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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