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봄이 오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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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이 지나면 반드시 봄이 돌아온다. 하지만 그 봄은 우리가 작년에 만났던 그 봄이 아니다. 틔우는 꽃망울도 그때의 그 꽃이 아니고 냇가에 흐르는 강물도 그때의 그 냇물이 아니며 주변에 맴도는 따뜻함 또한 그때의 따뜻함이 아닌 새로운 따뜻함이다. 단지 이 새로운 봄을 기다리게 했던 지난겨울의 추위와 그 봄에 대한 우리의 추억이 이 새로운 봄을 다시 만난 반가운 친구로 여기게 만든다. 세상 대부분이 그렇다. 늘 새롭지만, 그 속의 익숙함에서 반가움과 편안함을 찾게 되고 또 그 속에서 사람들은 변화된 각자의 무엇인가를 발견하며 세월을 느낀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계절이 뚜렷한 곳에서 산다는 것에 대한 기쁨과 함께 변화에 대해 사고를 해볼 수 있는 시간이 존재했었는데 이젠 여름과 겨울만 남은 듯해서 그 점이 약간 섭섭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줄어들었기에 정말 잠깐인 봄을 발견하고 느낄 때면 짧기에 더욱 만끽하고 싶어지는데, 근하 작가의 [봄이 오고 있어]의 마지막 챕터를 넘길 때 즘이면 이런 '봄'에 대한 몇 가지 생각을 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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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고 있어]는 그때는 몰랐지만 돌아보니 무관심했던 과거에 잃어버린 소중한 것들에 대해 솔직한 성찰을 옴니버스식으로 끊어 보여주고 있다. 그 과정 속 어떤 챕터는 캐릭터들의 대화를 통한 상황을 전개하며 감정을 전달하고 있고, 또 어떤 챕터는 독백을 통한 감정을 전달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조금씩 여러 번 읽기보단 한자리에 앉아 한 번에 쭉 읽기를 권한다. 그래야 작품 안에서 길고 가늘게 이어지는 뜨거운 외로움을 한 번에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분량도 적절한 130페이지가량이라서 한 번에 읽어내려가기를 두어 번 반복하기에 좋은 작품이다. 또한, 그 속에 전달되는 감정들을 푸른 빛으로 인쇄되어있는 종이로 만난다는 것이 색감이 가지는 고유의 차분함 때문에 묘한 이질감을 불러일으키는데 그래서 매력적이고 작품을 읽으며 독자가 해야 할 일이 있는 존중을 받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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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관계라는 것에 대해 명확성을 두는 것을 우린 어려워한다. 감정이라는 것과 상황이라는 것은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어제의 차오르던 감정의 향연이 극단적으로는 오늘도 그러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제도를 통하거나 주변에 알릴 수 있는 여러 행동으로 그 관계를 인증하는데 단적인 예로 결혼이라는 제도가 그렇고 지인들에게 서로를 소개해주는 것이나 SNS를 통한 여러 인증이 그런 것이다. 하지만 덕분에 얻게 되는 안정감만큼 내어놓아야 하는 자유를 아까워하는 마음도 그 속에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그런 것들에 얽매이지 않고 서로에게 흐르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받아드리고 그때마다 반응하는 삶을 택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것은 필수적으로 영혼의 외로움을 동반하고 있고 자주 찾아오는 외로움을 홀로 견뎌내는 힘이 필요하다. 이때의 지난 사람의 전화번호를 찾거나 SNS를 검색하고 연락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고 그걸 방지하는 하나의 방편으로 일기를 쓰며 생각들을 모두 기록으로 내보내는 방법이 있는데 근하 작가의 [봄이 오고 있어]는 마치 그런 일기장을 독자가 잠시 살펴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선물해 준다. 그것도 겨울의 끝자락에 잠시 펼쳐본 느낌이라 함께 봄을 기다리거나 봄을 맞이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더더욱 그 감수성을 넓고 깊게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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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인생을 버텨내다 보면 봄은 다시 돌아온다. 공적으로도, 사적으로도. 하지만 그것은 다시 뜨거움을 낳을 것이고 모든 것을 거두어 드려야만 하는 아름다운 가을을 지나 다시 겨울, 그리고 다시 봄까지 다다르는 여정을 하게 될 것이다. 순리에 가까운 이 평생의 반복이 지겹거나 비루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올 때면, 근하 작가의 [봄이 오고 있어]를 나는 추천한다. 지금, 이 순간의 무료함과 외로움 혹은 더 나아간 공허함과 권태로움에서 적어도 한 계단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도록 해줄 것이며 조금은 빛이 들어찰 수 있는 연한 색 마음의 벽지를 선물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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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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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성인수

Photo. 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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