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늘의 디저트


오직 나만을 위한 시간

<오늘의 디저트> 1-3, 변영근


우리에겐 많은 것이 부족하지만, 그 중에서도 제일 부족한 건 ‘나만의 시간’을 즐길 여유다. 오직 나만을 위해 준비된 시간에도 소셜미디어에 올릴 사진을 생각하고, 쉬려고 찾은 곳에서도 오롯이 쉬기 힘들다. 현대인이라면 이런 강박에서 벗어나기가 쉽지는 않다. 이미 너무나 익숙해져 버렸기 때문이다.


<오늘의 디저트>에 나오는 주인공은 그래서 어딘가 이상하다. 중절모를 쓰고 홀로 걸어다니는 모습은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지만(?), 이 사람은 계속해서 혼잣말을 한다. 그렇게 혼잣말을 하면서, 디저트를 먹는다. 녹차 케이크, 밀 크레페, 그리고 복숭아 케이크. 기존의 만화문법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이라면 이 작품이 뭔가 이상해 보일지도 모른다. 마치 작품 속의 주인공처럼, 혼잣말하는 작품으로 읽힐지도 모른다. 


작가는 작품에 서사를 줄이는 대신, 그림과 채색에 집중했다. 다른 책 보다 조금 큰 판형에 시원시원하게 채워넣은 색채는, 눈이 시원해지는 느낌을 준다. 혼잣말하는 주인공을(심지어 이름도 알수가 없다!) 따라가다 보면 페이지가 줄어드는 것이 아쉽다.

<오늘의 디저트>는 채색만큼이나 칸 연출에도 제법 많은 공을 들였다. 칸 연출이 채색과 어우러지면서 만들어내는 시각적 효과도 꽤나 매력적이다. 특히 마지막 페이지에서 칸을 세로로 잘게 쪼개 시선의 흐름에 따라 디저트를 비추고, ‘열이 식는’ 느낌을 전달하는 연출이 일품이다.


이 작품은 디저트와 독특한 주인공이 중심에 있고, 서사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언뜻 넷플릭스에서 방영했던 <세일즈맨 칸타로의 달콤한 비밀>과 같은 작품이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칸타로>가 아예 <중화일미>식의 맛 표현을 개그로 극단까지 몰아붙였다면, <오늘의 디저트>는 디저트를 먹는 ‘상황’에 더 집중한다.


주인공이 여유롭게 벚꽃이 진 공원을 거닐고, 대낮에 집에서 나와 (실수로) 우동을 주문한다. 이 사람은 심지어 아주 예쁜, 인스타그래머블한 디저트를 눈으로만 볼 뿐 사진을 찍지 않는다. 자유로운 인간, 디저트를 먹기 위해 움직이는 인간인 셈이다. <오늘의 디저트>는 오롯이 나만을 위해 움직이고, 나만을 위해 말하고, 생각한 다음 디저트를 응시하는 시간을 보내는 주인공과 함께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오직 나만을 위한 시간이 필요한 여러분에게 이 만화를 추천한다.


Text 이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