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나도 옷을 잘 입고 싶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패션이 아닌 나를 위한 패션 이야기

<나도 옷 잘 입고 싶다>, 예묘 / 묘책


보이기 위한 패션이 범람하는 시대

패스트 패션과 SNS의 시대, 그 어느 때보다도 패션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옷 잘 입는 사람들은 ‘패피’로 불리며 SNS 인플루언서가 되고, 옷에 자신 없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패션 고자’라 부르며 주늑 든다. 미디어는 이런 ‘패알못’들을 위한 조언과 팁을 쏟아낸다. 키가 작아 보이니 그렇게 입지 마세요, 이렇게 입으면 세련된 이미지를 줄 수 있어요…… 많은 이들이 ‘남들에게 보이는 나’만을 생각하며 입을 옷을 고른다. 


‘나’를 위한 패션

<나도 옷 잘 입고 싶다>는 패션 만화다. 패션 만화가 으레 그렇듯 옷을 잘 입는 방법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남이 아닌 나를 위한 패션에 관해 이야기한다. 작가 본인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작가가 자신을 ‘패알못’이라고 소개하며 시작한다. 하지만 동시에 ‘패알못’을 ‘본인 마음에 들지 않는 옷을 입은 사람’이라고 정의하여 패션의 기준이 남이 아닌 ‘나’에 있음을 확실히 한다. 패션에 대한 다양한 팁을 소개해놓고 뒷부분에 가서는 그냥 본인이 입고 싶은 대로 입으라고까지 할 정도다.

<나도 옷 잘 입고 싶다>는 패션 만화지만 실은 삶을 살아가는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옷이란 그저 겉치장에 불과한데 왜 패션에 신경 써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작가는 왜 자신이 패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이야기하는 것으로 답한다. 패션 대유행의 시대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대충’ 옷을 입는다. 이유는 대개 이렇다. 옷까지 신경 쓰기에는 너무 바빠서, 지금의 나한테 치장은 사치니까, 저런 옷은 나중에 살 빼고 입어야지 등. 작가 역시 그랬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유보하다 보면 현재의 일상은 점점 ‘대충’으로 점철되어간다. 행복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게 아니라 작은 일상들이 모여서 구성되는 것이란 걸 깨달은 작가는 일상의 사소한 부분들을 바꾸어나가기 시작한다. 마음에 드는 옷을 입고 하루하루를 보내겠다고 다짐하면서. 


기준을 ‘남’이 아닌 ‘나’에게 두기

<나도 옷 잘 입고 싶다>는 ‘패피’가 되어 SNS에서 ‘좋아요’를 많이 받을 수 있는 꿀팁들을 전수하는 만화는 아니다. 대신 작가는 ‘나’를 중심에 두고 패션을 삶과 결부 시켜 이야기한다. 이를테면 본인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고 싶다면 먼저 자기 자신을 돌아볼 것을 권한다. 자신의 성격과 원하는 삶의 방식을 고려해서 몇 가지 키워드를 뽑고 그것에 맞게 스타일을 매치하라는 것이다. 꾸준하고 성실한 일상을 위해 편하고 세탁이 간편한 옷을 고른다던가,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기 위해 여러 옷과 매치하기 쉬운 기본 아이템을 중심으로 고르는 식이다. 체형이나 피부톤 등 어떻게 보이는지에만 집중해서 스타일을 권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방식이다. 


또한 작가는 옷을 통해 자신을 돌보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한다. 퍼스널 컬러에 대해 소개할 때는 우울하고 방황하던 시절에 무채색 옷만 입었던 이야기를 꺼내며 기분전환을 위해 새로운 색을 시도해보기를 조언한다. 작가가 힘든 시절을 보낸 경험이 있는 만큼 마음이 아픈 이들을 위로하는 따뜻함이 작품 곳곳에 녹아있다. 


<나도 옷 잘 입고 싶다>는 패션 만화는 자기계발서 같을 거라는 편견을 기분 좋게 부수어준 작품이다. 에세이 만화 형식이기에 생활툰처럼 가벼운 느낌이면서도, 기초적이지만 옷 입기에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팁들도 담고 있다. 지금 입고 있는 옷이 어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마음에 드는 옷을 입으며 일상을 꾸며나가고 싶다면 예묘 작가가 전하는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Text.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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